안녕하세요. 오뚜기 포트폴리오를 제작한 박혜지입니다.

  • 대한민국 식품기업 오뚜기 아이덴티티 영상입니다.
  • 사실 오뚜기 기획안을 짜던 날 다른 기획안을 짜고 있었어요. 포폴반 친구들이 다 별로라고 해서 오후 늦게 주제를 엎었어요.
  • 버스를 기다리면서 오뚜기가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조리용 저울이 왔다갔다 움직이는 모습같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 어쩌다가 이렇게 생각이 퍼졌는진 모르겠는데, 그냥 갑자기 머릿 속에 어릴 때 즐겨봤던 애니메이션 학교괴담에 나오는 피아노귀신 편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거기서 귀신 봉인을 메트로놈으로 하거든요. 그 장면이 딱 생각나서 오뚜기 제품이 조리되는 것을 음악과 엮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음악 연주의 기본은 박자 맞추기이고, 메트로놈은 박자를 정확히 세어주는 기계니까, 오뚜기가 메트로놈 역할을 하며 요리의 지표를 세워주고 그 박자에 맞춰 요리가 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다행히 선생님께서 좋아해주셔서 오뚜기를 주제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 오뚜기의 다양한 식품, 제품군이 있다는 것은 다양한 악기들이 모여 합주를 이루는 오케스트라에 비유했습니다.
  • 메트로놈처럼 오뚜기가 반복적인 운동을 하며 일정한 리듬을 만들어내고, 리듬에서 발생한 음악 연주에 오뚜기 제품들이 요리되고, 다양한 음식이 있는 푸짐한 상차림을 만들어나간다는 전체적인 구상을 짰습니다.
  • 처음 스토리보드를 그리던 때엔 무한도전에서 제작했던 비빔밥 CF를 많이 참고 했는데 선생님의 어드바이스로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짧지만 생명과 화학을 공부를 하던 공학도였습니다.
  • 과학공부를 하며 ‘이 길이 맞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좋아하고 흥미롭고 재미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공학도의 길을 걸을 정도로 이 학문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진 않았기 때문입니다.
    좋아서 시작한 공부였지만 이런 의심이 싹트기 시작하니 삶의 방향성을 잃은 느낌이 들며 우울증으로 번졌고 부모님이 늦지 않았으니 해보고 싶은걸 하라고 하셔서 아예 진로를 틀게 되었습니다.
  • 성인이 되고 난 후 내가 무엇을 정말로 좋아하는지 다시 고민을 하는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 고등학교 2학년 때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와서 드라마 미생을 챙겨 봤는데 유일하게 연예인보다 영상 연출을 보며 감탄한 씬이 미생 13화 엔딩 타이틀시퀀스였습니다.
    처음엔 영화의 큰 대주제를 만드는 드라마타이틀시퀀스를 만들고 싶었고, 모션그래픽디자인이라는 분야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 생각보다 모션디자인이 생활 곳곳에 많이 활용되는 것을 보고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부모님과 상의 끝에 진로를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 그리고 관련 학과를 입학한 뒤 졸업 후 취업을 위해 백호쌤을 찾아왔습니다.
  • 연봉이 다른 스튜디오보다 월등하게 높고 워라밸이 좋아요!
  • 영어로 컨펌을 받고 대화를 하는데 영어 표현이 너무 좋아요. 대표님 두분 모두 외국인 이십니다.
  • 회사에서 한국어로 대화할 땐 쿠션어를 써야할 것 같고 극존칭 써야할 것 같은데, 이런게 좀 싫었거든요.
  • 그렇다고 그냥 ‘네.’ 만 쓰자니 너무 차가워 보이고 ‘네!’는 너무 기합이 들어간 것 같고 넵 만 쓰자니 뭔가 변형을 줘야 할 것 같았어요.
  • 영어 자체 표현에 존댓말이라는 게 없으니 의사소통할 때 이런 고민이 없으니 훨씬 수월하더라구요.
  • 그리고 직원분들이 맛잘알이라 점심 때마다 좋아요.
  • 자유도가 높은 편이라 그냥 일만 잘 하면 나머지 부분에 대해선 관여를 안하세요.
  • 최근 비핸스 작품을 보다가 알게 된 디자이너인데 Wendy Eduarte라는 분이에요. 색감이나 재질표현이 편안하다는 느낌을 주더라구요.
  • 다 중요하지만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모션디자인은 디자인이기 때문에 일단 이뻐야 한다고 하셨는데, 뭐든 한 순간에 느는 것은 없다지만 특히나 디자인같은 경우 보는 눈을 높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 Fundamental C4D 수업 때 단순히 툴 수업이 아닌 디자인적으로도 컨펌에 관여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 열심히 (잘) 한다면 ‘선생님은 뭐가 남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퍼주세요.
  • 모션훈련반에 들어오면 나스서버를 공유해주시는데 여기에 영상 레퍼런스를 영상의 성격에 맞게 분류해놓고 선생님의 강의나 각종 자료들이 공유되고 있거든요.
  • 자료 양이 정말 방대하고 버릴 게 없어요.
  • 수업 면에서 보면 물고기를 잡아서 주는 게 아니라 낚시 하는 법을 알려주세요. 사명감이 느껴지십니다.
  • 그리고 최근엔 포폴반 사람들의 친목도모를 위해 노력하고 계세요.
  • 포폴반 공식 마지막 날 유석씨가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싸악 돌려서 고마웠어요. 그 때 정말 심적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사실 유석씨처럼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 중이에요. 감정기복 없어보이는게 상당히 프로페셔널해보여서요 ㅎㅎ
  • 채린이가 열심히 렌더 돌릴 때 짬내며 칼림바 연습해서 백호쌤한테 커피 얻어마셨는데 소소한 행복이었습니다.
  • 다솜이랑은 맨날 디코방에 명언과 할 일 적어놓고 안했던 기억 나요. 벌금이 꽤 쌓였는데..ㅋ
  • 지민이는 동갑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언니같았어요.
  • 지유언니 밥도 굶어가며 클레이 붓 들고 열심히 모션연습 하던 모습 생각나요.
  • 마인드컨트롤이라고 생각합니다.
  • 모션그래픽 영상을 제대로 처음 만드는 상황이면 이전의 경험이 없어서 더 혼란스럽더라구요.
  • 처음엔 난 정말 배울 게 많구나.. -> 난 정말.. 바보다 -> 나는 무능력하다 이런 생각 가지면서 슬퍼했는데 첫 술에 배부르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 대신 알려준 부분에 대해선 최소 반 이상은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 반성은 하되 주눅은 들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포폴을 만들 때 감정을 생각 해봤는데 저 스스로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그냥 단정지었던 때가 있었더라구요.
근데 또 그렇게 생각하니까 진짜 못하는 사람이 되어있는거에요. 전엔 너끈하게 작업 했던 것도 못하겠고..
그러면서 더 자책하고, 못하고 시간만 버렸던 때가 있었어요.

너무 자책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런 생각 한다고 안되던 프로젝트가 풀리는 것도 아니더라구요.
요즘엔 그냥 작업하는 시간 만큼은 감정을 비우고 나는 뼈와 살로 이루어진 컴퓨터다. 라고 생각하며 작업 하고 있는데 자책하는 것보단 이 편이 훨씬 나은 것 같아요.

뭐든 나 자신이 즐거운게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화이팅!